【시계 리뷰】쿼츨라 스보스, 그랜드세이코 SBGP009 구매기
최근 며칠 동안 서울 시내의 로렉스 매장 몇 곳을 둘러봤다. 롤렉스의 인기는 대단했다. 오전에 백화점에 가도 30번 대기번호는 가볍게 넘어갔다. 매장에 들어가도 서브 마리나 등 프로페셔널 라인은 볼 수 없었다. 시계를 하나 보려고 아까운 시간을 보내는 아이러니라니. 입장 순서 때문에 싸움까지 벌이는 걸 보고 다른 브랜드로 눈을 돌렸다. 오메가와 IWC는 실물보다 사진이 더 예뻤다. 론진이나 태그호이어는 만족할 수 없었다. 돌고 돌아서 그랜드세이코에 왔다. 그랜드세이코는 세이코의 최상위 컬렉션으로 1960년 출범했다. 2017년 독립하여 단일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다.
눈길을 끈 브랜드는 그랜드세이코와 독일 브랜드 청바지(Sinn)였다. 둘 다 주류와는 거리가 먼 마이너브랜드다. 그래서 더 끌렸다. 그랜드세이코는 국내에 매장이 몇 군데 없다. 친정과 가까운 천호 현대백화점 부티크에 갔다가 마음에 드는 시계를 만났다. 바로 사진 속의 제품. 이름은 SBGP009로 샴페인 다이얼 쿼츠 모델이다. 2020년 8월에 나온 신상품이다. 정가는 355만원.시계를 찬 다음 날, 그와 함께 다시 매장을 찾았다. 다시 입어봐도 여전히 예뻐보였어. 다만 드레스워치라는 점이 구입을 망설였다. 삼선 트레이닝복이 아니면 아무거나 입어도 되는 회사에 다니기 때문에 시계가 옷에 맞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폴로셔츠에도 꽤 잘 어울릴 것 같아 사기로 했다. 어차피 30대가 되면 지금보다 격식을 차리고 다닐 때가 많을 테니까.
구매를 결정한 뒤 매니저에게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SBGP009는 그랜드세이코의 신형 9F85 무브먼트가 들어간 모델이다. 공식 연오차는 10초.COSC에서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지 않았지만, 어차피 쿼츠인 데다, 이 정도라면 오차가 거의 없다고 생각해도 된다. 케이스와 밴드는 스테인레스 스틸이며, 유리는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라스이다. 케이스 크기는 40mm, 두께는 10.6mm이다. 방수성은 100m로 다른 드레스워치보다 뛰어나다. 케이스는 대포리싱으로 마무리했다.시티즌의 툴워치 P MD-56와 교대로 착용할 생각이다. PMD-56도 전투용으로 만족도가 높아 팔 생각이 없다. 등산을 가거나 자전거를 탈 때는 지샥을 착용하면 된다.서류를 작성해서시계줄도 손목에 맞춰 조정했다.배터리 수명은 3년이지만 1회 무상 교환이 가능하다. 그 이후에는 돈 주고 바꿔야 하기 때문에 4만원 정도라고 한다. 오토매틱 시계의 오버홀 비용을 생각하면 거저나 다름없다. 파텍 필립이나 바슐론 콘스탄틴 등 고급 브랜드를 취급하는 바이어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오버홀 비용이 비싸다며 컴플레인을 받는 일이 많다고 한다. 시계에 몇 천만원을 쓰는 사람에게도 아까운 게 오버홀 비용인 모양이다. 많아야 수천 백만원이 든다.
집에 돌아와 상자를 열었다.
그랜드 세이코는 원래 뛰어나고 다마무리로 유명하다. 매크로렌즈가 없어 사진에 담지 못했지만 눈으로만 봐도 칼날의 바늘 모습에 감탄하게 된다.같은 제품군으로 검은색과 파란색 모델도 있는데 내 눈에는 샴페인판이 제일 예뻤다. 샴페인의 색은 그랜드 세이코를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다.
앞면과 뒷면. 보호필름에 배터리의 제조연월이 적혀있다. 2020년 6월로 적혀 있기 때문에 2023년 6월경 교체 시기가 올 것으로 보인다.용두에는 GS 로고가 새겨져 있으며,
버클에도 로고가 새겨져 있다. 로고는 별로 의미가 없는 게 한국에서 GS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편의점이다. 어차피 인지도 때문에 산거 아니니까 상관없어. 누가 알아보면 시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일 테니 시계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앞으로도 오래오래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